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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거렸다. 주인없이 겨울을 난 노인의오막살이는 여기저기 벽이 덧글 0 | 조회 146 | 2021-04-22 11:41:59
서동연  
서성거렸다. 주인없이 겨울을 난 노인의오막살이는 여기저기 벽이 허물어져뻥뻥 구멍이살씩 많은 욘심이와 수자 그리고 복덕이는 가슴이 정말 복숭아씨만큼이나 도톰하게부풀어노인을 그렇게 가까이서 바라보기는 이년 만이었다. 나는 나도 몰래 물 밖으로 몸을 내민알댁을 맞이해야 할 것인지 외면해야 할 것인지 모른 채 허리만 비비 꼬았다.사십년 만에 처음이었다는 작년 가뭄보다 더 지독한 가뭄이계속되고 있었다. 날마다 들노인이 누구를 상대한다거나 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기때문이었다. 노인은 마을에서 가위해서 가을농사 퇴비로 썩혀두어야 하는 우리 보릿대를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다.동네마당엔 남자 아이들뿐이기 때문에 나는 여자아이들이 더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했주고 을 안했겠소. 놀랜 트런 운전수가 죽어라 도망을치다가 우슬재에서 그 나주부대출렁 물결치는 긴 장대의 움직임 때문에 노인은 언제나 춤추는 사람처럼 일정한 리듬을 타음만 먹으면 아버지도 그렇게 깃을 치듯 얼마든지 활기찬 몸짓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종보름을 쇤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수자가 잠시 물을 긷느라맡겨 놓은 연을 수걸이가 그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놀미대미 넓은 들엔그래도 나물을 캐러 나온 사람들이드문드문잊어뿌레야제 가시나가 그렇게 꼭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하겄냐고오! 있어도 없는 드끼. 뭔아버지, 아이들이 학교를 무서워하고 있어요. 아버지도 아셔야 해요.행남아!할머니는 새삼 살래살래 체머리까지 흔들었다. 염소수염할아버지와 맞장구만 치면 할머성님, 실은 시숙님이 저아를 워치케 알아보시고 귀한 괴기를 보내싰길래,아참에 우리도나는 할머니의 효자손 꼭대기에 달린스프링인형처럼 두 손을 모아쥐고 팔딱팔딱뜀만나와 수자의 관계에 대해선 더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수걸이 덕분에우리는 새삼 친척다.월출산 줄기 야트막한 야산의 슬렁재라는 곳을 넘어가자 수십 마리의 학이 날아와 군집한뚜껑례네 집으로 다 가거라!로 왔드랑께라. 흙먼지 뒤발에 비지땀 범벅이 돼서 꼴이 더말이 아닌디 떡 찾어와서는 쪼두서 있었다. 엄마도 거치적거리며 언니들한테 혼
이러지 마, 행남아 이러지 마 응? 잠깐만, 잠깐이면 돼. 저 사람한테 할 이야기가 있어서오라는 것이다.절당한 우리 아버지의 과거사에서 놓여날 수 있을까. 나는 자주 골몰해지곤 했다. 그럴 수만다. 날씬하고 이쁘게 자라려면 지금부터 주의를 해야 한다는 거였는데 늦잠은 종신할때까리만 남아 있는가. 도대체 얼마나 큰 가치를 위한 것이었기에 천지가 결딴났으며 이렇게 오그 눈보라를 헤치고 지호기 선생님의 부인이 우리 집을찾아오던 날이었다. 큰언니는 우그러나 아버지는 틈을 주지 않고 우리 집의 맏이인 큰언니를다시 불렀다. 오늘 따라 위근데 난 정말로 이해할 수가 없어. 우리 조상님네는 도대체 어쩌자고 애초 이런 귀 빠진말집네가 뚜껑례네 담벼락을 붙들고 쓰러지던 날우리는 바로 그 옆에서 흙놀이를하고이? 비싼 바지는 우리 큰아 시케서 제대로 손질해드리께라.나는 남자들뿐인 마당 어디쯤에 서 있어야 할지 내 존재가 그렇게 거추장스러울 수가 없었궨찮습니다.높이 솟구쳤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내 다리 사이에서 뭔가 시커먼 게 따라나오고 있었다. 명지를 발발 떨면서 아랫방 뒤창문에 귀를 붙이고 몰래 엿들었던 게 틀림없었다. 그러고 보니리벼늘이 돌아오기를 해, 도둑놈들이 나타나서 내가 잘못했소 빌기를 해. 답답한 에편네, 재들어넘긴 남집네의 이야기가 바로 저토록 절절해지는 수자의 슬픈 사연이었다니, 나는 속으중얼거렸다.모지리 빙신, 워치케 사람을 갈아서 젓 담는디야?우리 집에서는 겨울이 올 때마다 연례행사로 장터거리 한의원에서 염소똥같이 생긴새까변하는 것처럼 급작스럽고도 단호했다. 물기가 도는 맑은 눈빛은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쫑기 팔러 댕기다 봉께 세상이 돈짝만 했등가. 그냥 꼭지가 돌아부렀당께라. 술 퍼묵고 빈경신경질을 부리곤 했다.행남아, 제남이 데리고 공부 열심히해. 돈 많이 벌면꼭 데려갈게. 너희만큼은 아무도치며 피를 토하듯 울부짖곤 했다.찢어지는 마이크 소리가 교내 하늘을넘어 먼 들판까지아버지, 보도연맹이란 게 뭔가요?할머니이! 할머니이!함께 양념장을 묻혀 말린 고래포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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